[Ice인터뷰] 연세대 공유찬 "U18 대표팀은 특별한 경험…최고의 코치진, 선수들과 함께해 행복"

"아이스하키, 여행과도 같아"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의 차이, 결과적으로는 대부분 비슷"

정예원 승인 2024.06.25 10:29 | 최종 수정 2024.06.25 11:34 의견 0
사진=공유찬 선수

"올해 목표는 정기전과 U리그 우승입니다"

"연세대에 오기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2024 IIHF 세계선수권 대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면서 실력을 입증한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재학 중인 공유찬 선수의 말이다.

각종 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선수상과 베스트 디펜스상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를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공 선수는 심신이 모두 건강해지길 바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7살 때 처음 아이스하키를 접했다.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시작한 아이스하키를 한 번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해오면서 자연스레 운동장보다 빙판이 익숙해졌고, 이는 곧 특기로 이어져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이곳저곳에서도 경기와 훈련을 진행한 덕분에 더욱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라며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중학교 1학년 때 1년간 다녀온 러시아 KHL 유소년 팀에서의 경험이 가장 인상깊게 남았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선진 하키를 배우고, 그들의 언어도 습득하며 많이 친해졌다"며 성장한 배경을 밝혔다.

사진=공유찬 선수

공 선수는 최근 근황에 대해 "현재 올림픽 예선전과 세계선수권 대회 참여로 바쁜 일정을 보냈는데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면서 생겼던 학업 공백도 하나씩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훈련은 "대표팀에서 감독, 코치,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공백없이 훈련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반기 정기전을 시작으로, U리그 및 세계선수권 대회 준비를 위해 7월부터 진행되는 강릉 하계훈련과 일본 전지훈련 등 체력을 많이 필요로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팀 전술 등을 점검하고 있고 체력을 올리기 위해 오프아이스 트레이닝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 예선전과 세계선수권 대회를 경험하며 해외 선수들의 빠른 템포를 경험하면서 본인이 보완할 점을 찾았는데 "국제대회에서 해외 선수들과 경기를 해보니 빠른 상황판단과 몸싸움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다. 피지컬과 근력 향상 등 몸집을 키우기 위한 개인 운동을 계획하고 준비 중"이라며 "빙판 위에서는 팀이 필요로 하는 전술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스케이팅, 컨트롤 등 기본기를 더욱 세부적으로 다듬고 있다. 또한 상위 리그 선수들의 경기 영상들을 챙겨보며 빙판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경기 상황에 나올 수 있는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공유찬 선수

경기 중 선수간 호흡이 결국 팀워크로 이어지고 이는 경기결과 영향을 끼치는데 공 선수는 선수들과의 호흡에서 "특정한 선수와 잘 맞추기 보다는 모든 선수들과 어릴 적부터 아이스하키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과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며 "어떤 선수와 라인메이트를 하든 성향상 내 의견을 먼저 요구하는 것보다 라인메이트들이 좀 더 편안한 포지션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맞춰주는 편이다. 연습 때 끊임없이 소통하며 여러 옵션들을 정하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마다 어떤 플레이를 할 지 알고 있다"라며 팀원 간 호흡을 자랑했다.

그렇다면 팀 내에서 친한 선수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23학번 동기(승우, 동규, 재현, 다온, 시환, 범석)들과 모두 친하다. 최근에는 룸메이트인 장지현 선수와 신윤민 선수와 더욱 친해졌다"며 "후배들이지만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것 같다. 두 친구 모두 고등학교와 U18 대표팀에서 같은 팀원으로 지냈던 후배들인데 서로 재밌는 얘기를 나누거나 고민을 털어놓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고 답했다.

국내 아이스하키 클럽이 많지 않다보니 다른 팀에도 친한 친구들이 있을듯한데 "의도치 않게 어릴 때부터 이적이 잦았는데 그 시절 클럽들이 많지 않아서 거의 모든 선수들과 한번씩은 같은 팀에서 함께 했던거 같다. 같은 팀이 아니어도 언제나 반갑게 인사하고, 상대팀으로 마주하더라도 눈을 마주치며 웃기도 한다. 대학 입학 초기에는 자주 만나며 놀기도 했는데, 지금은 각자의 스케줄로 바빠 따로 얼굴을 보기는 힘들다"며 어려서부터 함께 활동한 동기들과 친분을 과시했다.

사진=공유찬 선수

"팀 성적은 항상 하위권에 머물러"

공유찬 선수가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밝혔는데 "중·고등학교 시절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팀에 속해있다 보니 팀 성적은 항상 하위권에 머물렀다. 내가 어릴 적부터 원하던 아이스하키와는 동떨어진, 입시를 위한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답답함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또한 "개인적인 바람이긴 하지만, 좀 더 많은 팀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또 입시만을 위해 특정 학교에 선수들이 편중되지 않고,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U18 대표팀에서의 특별한 경험"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무조건 U18 대표팀에서의 시간"이라며 밝혔는데 그는 "최고의 코치진과 스텝들, 체계적인 국가대표 시스템을 배우고 경험했다. 그 결과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며 우승까지 일궈낸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이 아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 매력은 중독성이 강한 종목"

공 선수는 "아이스하키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한 종목이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끝날 때까지 빠른 템포와 박진감이 계속된다. 내용을 하나도 놓칠 수가 없다. 링크장에 방문해 경기를 즐겨본다면, 다른 스포츠는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아이스하키만의 매력을 설명했다.


사진=U18 대표팀 / 본인 제공
사진=U18 대표팀 / 본인 제공

"국내 아이스하키에서 정기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경기"

공 선수는 지난해 첫 정기전을 치뤘다. 이에 대해 그는 "연고전은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큰 이벤트 중 하나다. 아이스하키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어릴 때부터 이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빙판 위에 선 순간의 설렘과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우리 팀은 승리를 거뒀고, 나는 2어시스트를 기록하기까지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고려대 역시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 명문 학교다 보니 함께 멋진 대결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상대 팀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아이스하키 선수로서의 스트레스 해소법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이에 관해 공 선수는 "체력적으로 힘든 경우에는 잠을 많이 잔다. 예전부터 머리만 갖다대면 잠에 들어서 힘들 때는 수면을 통해 회복하는 편이다. 반면 정신적으로 힘에 부칠 때는 머릿속에 있는 많은 생각들을 비우려고 노력한다. 아이스하키에 관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재밌는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하키가 아닌 다른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어느 정도 괜찮아지면 다시 운동에 집중한다"며 자신만의 방법을 공개했다.

사진=연세대학교 아이스하키부 선수들

"연세대에 오기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그는 함께 운동하는 팀원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도 했다. "최고의 선수들과 아이스하키를 하고자 이곳에 진학했다. 연세대에 오기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선배, 후배들과 함께해서 영광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2024 정기 연고전과 U리그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공 선수는 지도자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동안 나에게 애정을 쏟아준 감독님, 코치님들이 많다. 특히 내 아이스하키 인생의 전환점이 된 U18 대표팀 오현호 감독님, 김범진 코치님, 오세안 코치님, 오대호 코치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이스하키라는 운동에 회의감이 들어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고등학교 2~3학년 시절, 다시 한 번 열정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라고 전하며 "연세대 이종수 감독님 역시 많이 부족했던 나를 최고의 선수로 인정해 주셨고, 지금까지도 아낌없는 조언과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앞으로도 내 기억에 오래 남아있을 것"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사진=U18 대표팀 / 본인 제공

"아이스하키란 여행과도 같다"

공 선수가 아이스하키에 대해 비유한 표현이다. 그는 "여행은 같은 곳을 여러 번 가더라도 늘 똑같지 않고 느낌이 다르다. 예기치 못한 변수에 따라 즐겁기도, 아쉽기도, 후회되기도 한다. 때로는 평생 기억에 남을 이벤트도 발생한다. 아이스하키도 마찬가지다. 같은 팀과 또 시합을 한다고 해서 내용과 결과가 똑같진 않다.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에 따라 희비도 엇갈린다. 따라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의 차이다. 결과적으로는 대부분 비슷"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나는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열심히 해라. 이런 말들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레슨과 신체적 능력 발달에만 집중한다고 아이스하키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신체적 능력과 스킬은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의 차이일 뿐, 성장할 때 어느 위치에서 결과적으로는 대부분 비슷해진다. 결국 아이스하키를 누가 더 재밌게 하느냐는 얼마나 지능적으로 플레이를 하는지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대학교 졸업 이전까지 우리는 분명 학생 선수라는 것을 잊지말고 공부도 함께 병행해가면 지능적 플레이에 스마트한 하키를 하는데 있어 분명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하키공부 전술, 게임영상 분석 등 빙상훈련 이외에 이론적 전술적 이해력을 갖추면 하키가 더 재미있어지고 수준 높은 하키를 하기위한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어린 선수들에게 하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사진=공유찬 선수

끝으로 공 선수는 "올해 목표는 연고전과 U리그 우승이다. 개인적으로는 체격을 좀 더 키우고, 정교한 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향후에는 학업을 더욱 꾸준히 이어가며 새로운 지식을 쌓고, 국가대표 팀에도 계속 선발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프로 팀까지 진출하는 것이 바람이다. 더 먼 미래에는 프로 선수 은퇴 후 지도자가 되거나, 대학원에 가서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달라"며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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