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리그 도전"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연세대 김시환…"정기전은 짜릿한 경험…내 실력 유감없이 발휘"

"U18 대회, 아이스하키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오현호 감독과의 추억 드러내

정예원 승인 2024.06.04 16:42 | 최종 수정 2024.06.05 16:36 의견 0
사진=김시환 선수

"U18 대회는 아이스하키 인생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연세대학교 13번 김시환 선수가 지금까지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김시환 선수는 근명중학교, 경복고등학교 시절 다수의 대회에 참가해 우승과 함께 팀 베스트 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실력을 인정받아 U18·U20·A대표팀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7살 무렵 아이스하키를 처음 접했는데 아버지 친구분의 권유로 체험까지 하게 됐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 아이스하키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너무 어렸던 시기라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하면서 "애초에 아이스하키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전했다.

김시환 선수는 근명중학교 재학 시절 많은 시간을 운동에 집중하며 보냈다며 "특히 근명중은 HL 안양과 같은 링크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시설이 다른 학교보다 월등히 좋았고 그 덕에 아이스하키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며 그 당시 추억을 회상했다. "학교에 다니면서 HL 안양 선수들을 바로 옆에서 보고 같이 생활하는 것도 인상깊었다"고 말한 그는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러시아와의 친선전을 안양에서 개최했는데, 이런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며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사진=김시환 선수

김 선수는 본인을 '뽀로로' 같다고 설명했다. 안경을 썼을 때 뽀로로와 꽤나 닮아 지인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내가 봐도 닮은 것 같다. 뽀로로가 애니메이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대장 역할이라고 알고 있는데, 친구들이 나를 리더로 생각하는 것 같다. 또 내 성격이 착해서 그 캐릭터로 비유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소 유치하긴 하지만, 괜찮은 캐릭터인 듯 싶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귀국 후 2주 정도 휴가를 받아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며칠 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 팀 훈련은 전술적인 부분보다 게임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나 부분적인 운동에 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선수는 "피지컬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웨이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팀 내에 트레이너 선생님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슈팅도 더욱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하 2층에 위치한 슈팅장에서 하루에 150개씩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시환 선수

그는 경기 중 어떤 선수와 호흡이 잘 맞냐는 질문에 "72번 전혁준 선수"를 꼽았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호흡이 잘 안 맞기도 했지만,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같이 생활을 하면서 합이 점점 좋아졌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할지 알아채고 미리 움직일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전 선수와의 호흡도 자랑했다.

팀 내 단짝 친구를 묻자 "임동규 선수"라고 답한 김 선수는 "U18 때 알게 된 뒤로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참 재밌는 친구였다. 연세대에 같이 입학하며 더욱 친해진 것 같다. (임 선수가) 내가 없으면 심심하다고 나한테 매일 달라붙더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다른 대학에 입학한 선수들과의 친분을 묻는 물음에는 "아이스하키를 하다 보면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친해지기 마련이다. 모두들 다 친해서 누구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지만, 친한 친구들끼리 가끔씩 시간이 될 때 만나서 밥을 먹는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만나기 때문에 밖에서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선수들 / 김시환 선수 제공

김 선수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희비를 모두 겪어왔다. "한 해 동안 치르는 경기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경기감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게임 수보다 연습이 훨씬 많아 힘들고 지칠 때도 많다. 반면 정기전과 같이 큰 시합에서 이겼을 때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고 즐겁다."

지난해 처음 치른 정기전에 대해서는 "입학 때부터 선배들이 '정기전 때 엄청 긴장된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등의 말로 겁을 많이 줬다. 하지만 나는 떨리는 것보다 신나고 소름돋는 게 훨씬 컸다. 수많은 학우들의 응원을 받으며 빙판을 달리는 게 정말 좋았다"라며 "작년 정기전은 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기회가 됐다. 우리가 상대보다 경기력이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만, 피지컬 플레이는 우리가 좀 약세인 듯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선수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스피드가 워낙 빠른 종목이라 지루하지가 않다.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국내에선 많이 없긴 하지만 하키 파이트도 매력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사진=김시환 선수

대회를 치르거나 훈련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땐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잠을 많이 자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최고"라며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공개했다. 또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재충전을 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터. 김 선수는 "내게 처음 아이스하키를 가르쳐주셨던 김형우 감독님, 김석환 감독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특별히 "U18 시절 지도해주신 오현호 감독님, 김범진 코치님, 오세안 코치님, 오대호 코치님도 기억에 깊게 남는다. 당시 극적으로 우승을 거두며 승격에 성공했다. U18에 참가했던 2달의 시간이 지금까지의 아이스하키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다. 그만큼 너무 재밌었고 많은 추억을 담은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에게 아이스하키는 '에너지'다. 일상생활 중 아이스하키를 떠올릴 때, 링크장에 들어가 직접 운동을 할 때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만든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어야 달릴 수 있듯, 나에겐 아이스하키가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운동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김시환 선수와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선수들 / 김시환 선수 제공

한편 김 선수는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본인이 좋아서 하는 운동인 만큼 정말 아이스하키에 미쳐봤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강요로 하는 것이 아니니,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본인의 목표에 대해서는 "우선 올해 목표는 정기전에서 압승을 거두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엔 실패했던 U리그 통합 우승도 성공하고 싶다. 이후 내년에 있을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이고 대학 졸업 후에는 해외리그 도전에도 의향이 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운동하는 동료에게 "올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같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힘들고 지칠 때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동기, 선후배들에게 의지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 같이 팀을 잘 이끌어가며 좋은 추억 많이 만들자"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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