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때도, 힘들 때도 항상 아이스하키와 함께했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인생의 절반을 아이스하키와 함께한 고려대학교 이무영 선수를 만나보았다. 그는 "행복할 때도, 힘들 때도 항상 아이스하키와 함께 했다. 운동이 싫어지거나 귀찮아져도 결국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며 아이스하키와의 필연을 설명했다.
이무영 선수는 고려대학교 2학년이자 아이스하키부 소속 포워드다. 광운중학교,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고 IIHF U18, U20 대회에 참가해 승격에 이바지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대학 U리그에서는 통합 우승을 거두고, LG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의 대학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 친구 분의 권유로 아이스하키를 처음으로 관람하게 됐다.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선수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며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 총 12년 동안 아이스하키만을 하며 지냈다. 다른 운동을 시도해봐도 조금만 하고 관두게 되더라. 큰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내 인생에 있어 유일하게 재밌는 운동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본인을 '짱구' 캐릭터에 비유하기도 했다. "나는 항상 잘 웃고, 형들한테 장난도 많이 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 막내처럼 대하고 귀엽게 봐준다. 그런 점이 짱구와 닮은 듯 하다"
그는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라, 웨이트 훈련은 개인적으로 하고 있고 아이스 훈련만 팀 훈련으로 진행되고 있다. 훈련뿐만 아니라 연습 경기도 많이 치른다. 다른 고등학교들과 시합을 하며 기량 유지를 위해 힘쓴다"며 근황도 전했다.
또한 이 선수는 "나는 키가 매우 크거나 체격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 점을 보완해야 했다. 일주일에 최소 5일 정도는 웨이트를 하고, 식습관에도 신경을 쓰며 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노력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중 어떤 선수와 호흡이 가장 잘 맞냐는 물음에 "특정 누군가와 잘 맞는다기보다는, 누구와 하던 호흡을 잘 맞추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 서로 소통을 많이 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선수는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내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수를 꼽기도 했다. "23학번 동기들과, 24학번이지만 나와 동갑인 양태규 선수와 가장 친하다. 특히 양 선수와 내 동기들은 모두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해 동창 관계다. 항상 같이 훈련을 해왔고, 좋았던 기억과 힘들었던 기억을 나누며 동고동락한 사이었기에 친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연세대학교 학생들과도 가까운 사이다. 나도, 그 친구들도 각자의 일정이 있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때때로 만나서 같이 놀기도한다. 부모님들끼리도 친하시기 때문에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하키를 하며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창 폼이 올라가고 시합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부상을 당했던 때가 떠오른다. 운동선수는 몸이 생명이라는 말이 있듯, 운동선수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상을 당해버리면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부상은 원치 않게 발생하는 일이다 보니 항상 긴장하고 조심해야 한다. 100% 내 의지만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 점이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는 "당연히 고려대학교 합격 발표가 나오고 정기 고연전에서 빙판을 밟았을 때"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내 아이스하키 인생에는 가장 큰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고려대학교에 입학해 정기전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원하던 학교에 들어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곳의 선수로 수많은 관중 앞에서 정기전을 뛴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 선수는 지난해 처음 치른 정기전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 분위기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전율이 흐르고 소름이 돋았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시합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끼리의 대화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경기장 내 소음이 컸다. 경기 시작 전에는 무척 긴장됐지만, 막상 시합이 시작되니 집중하느라 긴장할 여유조차 없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연세대는 정말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을 잘 하더라. 모든 선수가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지 않고 쉽게쉽게 해나갔다"고 상대 팀에 대한 칭찬도 건넸다.
이 선수가 생각하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아이스하키는 공격과 수비의 전환이 빨라 60분의 경기 시간 동안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또한 몸싸움이나 체킹 등 관중들이 보기에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정말 많다. 스케이트를 타면서 이런 격렬한 스포츠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아이스하키는 한 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마성의 종목"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이 선수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의 방법"이라며 "항상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려고 노력한다. 힘든 상황도 나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여긴다. 좋은 마인드를 가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고 자신의 멘탈 관리법을 설명했다.
그는 함께 운동하는 팀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나랑 같이 운동해줘서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자신이 목표한 바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같이 재밌게 늙어 가자"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선수에게는 지도자들에 대한 마음도 엿보였다. "나중에 학교를 졸업하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항상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친구같이 대해주신다. 무서울 때도 있지만 스승을 넘어 인생의 선배로서 우리를 잘 지도해주시기 때문에 팀의 단합이 더 잘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도, 앞으로 가장 기억에 남을 것도 감독님과 코치님이다"
이 선수는 아이스하키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21살 인생 중 절반 이상을 아이스하키와 함께했다. 좋았던 기억에도, 힘들었던 기억에도 항상 아이스하키가 있었다. 가끔은 아이스하키가 싫어지거나, 운동이 귀찮아질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엔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아이스하키를 할 때가 내 자신을 가장 투명하게 잘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인 것 같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선수의 길을 걷다 보면 슬럼프나 번아웃이 한 번 쯤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말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보다 미래의 자신을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 내 생각에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아이스하키 선수라는 길이 쉽진 않지만,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가치를 느끼며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끝으로 이 선수는 "올해 목표는 정기전 승리와 대학 U리그 통합 우승이다. 향후 선수로서의 꿈은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해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아이스하키를 더 널리 알리고, 어린 친구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수로 거듭나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다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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