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학업을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황지오 선수. 아이스하키와 병행하기 위해 학교와 근거리에 있는 팀을 직접 검색하고 tryout을 신청해 당당히 선발되어 지난 1년을 미국 리그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tryout을 신청해 선발된 팀은 미국 내에서도 꽤 인기있는 클럽인 'Boston Junior Bruins'.
1년만에 고국을 찾은 황지오 선수를 만나 미국의 아이스하키 리그와 대한민국 리그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또 미국 아이스하키 유학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 직접 겪은 일화들을 들어봤다.
다음은 황지오 선수와 일문일답이다.
주니어 브루인스 스프링필드 토너먼트 우승 후 트로피를 올리는 '황지오' 선수
Q.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인터뷰인데 소개 한번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학업과 하키를 병행하고 있는 황지오 입니다.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Fessenden School에 재학중이고, 다가오는 9월에 8학년이 됩니다. 지난 24/25 시즌은 주니어브루인스 엘리트 팀에서 뛰었고, 다가오는 25/26 시즌에는 보스턴에 있는 East Coast Wizard 14U AAA elite 팀에서 뛸 예정입니다.
Q. 작년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지만 어떤 계기로 미국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나?
초등학교 졸업 후, 미국 주니어 보딩스쿨(중학교)을 준비하고 있었고 , 미국 유학 후에도 하키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에 많은 조사를 직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하키 시즌이 9월부터 3월 초까지 진행되고, AAA 팀 포함 대부분의 클럽팀과의 계약은 6개월 전 Tryout을 통해 입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작년 3월에 보스턴에 가서 Tryout에 참가한 후, Junior Bruins 2011 (13 U)과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그때 느꼈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은 어떤가?
2024년 3월 보스턴에 가서 tryout을 할 때는, 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고, tryout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도 전혀 모르고 갔었습니다. 막연히, 미국 중학교 진학 후에도, 기회가 되면 하키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떨렸다기 보다는 모든게 낯설었고 오래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tryout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에 팀에 대한 정보나, 미국 하키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서둘러 진행했기 때문에 조금 후회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지원하고 선택한 팀이 최선이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좀 더 긴 하키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더 좋은 옵션과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스턴 주니어 브루인스에서 활약한 '황지오 선수'
Q. 작년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팀 기억하는가? 당시 정보도 많이 없이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팀 들인가?
작년 tryout에 참가한 팀은 Greater Boston Junior Bruins 2011 팀 (E9 리그)과 Boch Blazer Platinum (EHF 리그) 팀이었습니다. 당시 진학할 학교와 연습 장소가 가까운 곳 두곳을 신청했고, 일부 더 하고 싶은 팀이 있었지만, Tryout 날짜등이 겹쳐서 이 두 팀을 선택하여 테스트를 받고, 모두 offer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는 Junior Bruins 2011 elite 팀을 선택했습니다. Boston에서 가장 오래된 주니어 팀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들었고, Peewee 토너먼트 2011 AA elite에 출전해서 4강 까지 올라갔다는 얘기를 듣고 입단을 확정했습니다.
Q. Bruins는 한국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팀인데 훈련방식이나 선수생활은 어땠나?
보스턴 기반의 NHL팀 이름이 Bruins 입니다. 아마 Greater Boston Junior Bruins 팀도 NHL팀 명칭을 사용해 클럽명을 만들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또한 Junior Bruins는 거의 60년이 된 팀으로 역사가 Boston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팀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이 사용하는 전용 링크장는 보스턴 시정부에서 지은 최초의 아이스링크장이라고 합니다.
Junior Bruins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거의 매학년 별도의 팀을 구성하는데 보통 선수들의 태어난 해의 연도가 붙어 [팀명+태어난 해]로 선수를 선발합니다. 또한, 별도의 코칭 스태프가 지도를 하게 되는데 이 팀이 속한 리그는 E9 리그로 10 개의 팀이 속해 시즌 동안 경기를 합니다.
보스턴을 포함한 매사츠세츠에는 대표적 리그 두개가 있는 데, 그중 하나가 E9 리그이고 다른 하나가 EHF 리그 입니다. 일반적으로 EHF (10개 팀 Elite 리그 기준)에 좀더 랭킹이 높은 팀이 더 많이 속해 있고, E9에 속한팀은 일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한국식의 분류로 EHF 가 마치 1부 리그이고, E9이 2부리그 라는 분류는 아닙니다. E9 에서 성적이 좋은 팀은 EHF의 어떤 팀보다 전국 랭킹이 더 높은 팀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만들어진 다른 리그 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시합때, 타 리그 소속팀의 선수가 와서 보충식으로 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Q. Bruins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달라.
Junior Bruins를 비롯한 팀들은 시즌동안 약 30여 경기를 소화합니다. 여기에 외부 토너먼트에 참석을 3번하여 추가로 15경기 정도를 더 뛰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학교에서도 하키팀 활동을 합니다. 저도 Fessenden School Varsity 팀에서 별도로 20경기 정도를 뛴 것 같습니다. 클럽 리그의 경기와 외부 토너먼트 경기는 주말에, 그리고 12월부터 시작되는 학교 하키 경기는 평일에 하기에 적어도 중학생 때는 시합이 겹치지 않습니다. 참고로 학교 하키부는 12월부터 2월까지 진행됩니다.
토론토에서 열린 월드랭킹 TOP 팀들만 참가한 Toronto Jr. Canadiens Cup.
이 대회에서 '브루인스'는 초청팀으로 참가했다.
Q. 1년 간 bruins에서 어떤 대회 출전했나? 주요 활약상도 소개해 달라.
E9 리그 외에, 3번의 토너먼트에 출전했습니다. CCM Penn State Happy Valley Showcase, Toronto Jr. Canadiens Cup, Springfield Jr. Pics Fall ClassiC Tournament 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Toronto Jr. Canadiens Cup으로, 2011년 팀에는 16개 팀만이 초청 받았는데, 캐나다와 미국의 월드랭킹 최고의 TOP팀들이 대거 초청된 경쟁이 매우 강한 대회였습니다. 우리 팀도 초청받아 참가했는데 뛸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제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Springfield에서 있었던 대회는 팀이 우승하여 기억에 남습니다.
Q. 미국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한국이랑 다른점을 설명해달라.
미국의 아이스하키는 중학교까지는 한국의 엘리트 선수가 하듯이 매일 하키를 하는 선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이 학교에서 겨울 운동으로 하키를 하고, 9월부터 3월 초까지 클럽팀을 합니다. 그리고 봄에는 라크로스 등 다른 운동을 합니다. 4,5월은 하키의 완전 비시즌이고, 6월 중순 학교 여름 방학부터 하키 캠프나, 클리닉 등이 2주~4주 단위로 별도로 선수들을 모집해 훈련을 합니다. 거의 대부분 클럽팀은 9월 시작인 시즌을 대비해, 8월 부터 모여서 시즌에 대비하고 이후 9월부터 본격적인 연습과 경기를 합니다.
한국과 운영시스템에서 많이 다른데 미국에서는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한국의 elite 선수들 처럼 주어진 커리큘럼을 모두가 따라가는 형식은 아닙니다. 즉, 훨씬 자율적인 반면 스스로 해야하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미국 유소년들은 언제부터 아이스하키 선수를 준비하나?
미국은 하키를 커리어로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부터인 것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엘리트의 시작은 고등학교(9학년) 준비 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하키 선수들도 특히, AAA 엘리트 팀 선수들에게 하키를 잘하는 고등학교 하키팀을 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AAA 엘리트 팀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클럽 하키는 후 순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시스템은 캐나다와 한국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캐나다는 일찍 하키 엘리트가 모여지고 정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게 준비하거나 조인하는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미국은 중학교(7,8 학년까지)는 좀 더 하키를 다양한 스포츠 중의 하나로 즐기면서, 이 운동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적성에 맞는 지, 나의 소질은 어디까지 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있는 것 같습니다.
토론토에서 열린 월드랭킹 TOP 팀들만 참가한 토너먼트 대회에서 활약한 '황지오 선수'
Q. 한국, 미국, 캐나다 엘리트를 준비하는 과정이 비슷한데 성인이 실력차이가 난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국 엘리트 선수들은 훈련량도 많다.
위에 말씀드렸듯, 미국은 '운동이냐', '공부냐', '다른 예술 분야이냐'를 한국처럼 일찍 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 모든 분야를 오래 함께 경험하면서 가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여러 운동을 경험하지만 한가지 운동에 올인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적성, 소질, 그리고 나의 미래 플랜을 정리해 가는 것 같습니다.
훈련량은 미국도 고등학교부터 엘리트의 길을 가는 선수들은 많이 하겠지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경험을 안해봐서. 하지만, 현재까지의 저의 경험은 모든 클럽팀이 대부분 일주일에 두번 모이고, 50분 연습을 합니다. 한국에 비해서 짦고, 훈련량도 적습니다.
초등학교부터 학년별 클럽팀이 일년에 소화하는 게임 수가 80경기 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중학교 가기 전까지 총 500번이 가까운 게임을 뛰었다는 거고, 그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에 경험한 것은 이 친구들이 게임만 뛰면 완전히 다른 선수로 돌변한다는 겁니다.
Q. 지난 1년간 아이스하키 선수로써 평가 좀 해달라
생각보다 잘한 것도,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코치로 부터, 기초와 기술은 잘 배웠는 데, 게임 경험은 부족한 것 같다는 얘기를 초반에 많이 들었습니다.
Q.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데 새로운 팀도 생각하고 있나? 아니면 확정이 됐나?
지난 3월에 tryout을 봐서, 이번 시즌은 East Coast Wizard 14U AAA elite 팀에서 뜁니다. Junior Bruins와의 재계약도 생각해 봤지만, 14U(2011년생)가 되면서, Junior Bruins는 Full Season Team이 아닌 Half Season Team으로 운영하기에, Full Season 팀으로 운영하는 Wizard elite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미국 클럽팀은 기존 선수 그리고 새로 들어오려는 모든 선수가 예외 없이 매년 tryout을 통해, 신규 계약 및 재계약을 하는 방식 입니다.
또한 14U가 되는 시점부터는 기존에 full season팀으로 운영하던 팀들이 Half Season 팀과 Full Season팀으로 나뉘어 집니다. 따라서 12U나 13U에 미국 클럽팀에 들어가실 때는 그 팀이 14U에서 변동이 있는 팀인가를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저는 이런 정보가 전혀 없이 갑작스럽게 13U 때 처음으로 미국 클럽팀에 들어갔기에 이런 정보는 올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아이스하키로 봤을 때 14U 부터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해입니다.
황지오 선수가 학교에서 활약하고 있는 Fessenden School Varsity 팀
Q. 새로운 팀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린다.
East Coast Wizard 14U AAA elite는 보스턴 서쪽 지역에서 규모가 큰 팀 입니다. Junior Bruins 와 같은 E9 리그 소속이고, 초등부터 매 학년 두개 팀, 즉 Elite 팀과 Select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학생 팀도 별도 운영하기로 유명합니다. Junior Bruins 보다는 좀 더 체계를 갖춰 운영하는 팀으로 보시면 됩니다.
Q.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얘기해 달라.
저는 학업과 운동을 균형있게 병행해 나갈 생각 입니다. 그리고 지난 봄에 시작한 Lacrosse 역시 아주 매력적인 운동이기에 좀 더 시간을 쏟고 싶습니다. 그것이 미국 유학이 주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도 미국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면되는지 조언 좀 해달라.
미국은 한국 그리고 캐나다와는 시스템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선택을 하실 때, 그 차이를 잘 살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만약 하키에 큰 의미를 두신다면, 더 많이 알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유학을 생각하신다면, 언제, 어느 연령 때에 가는 거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고, 지역을 결정하신 후에도, 어떤 클럽팀, 어떤 학교 팀을 타겟으로 하시는 지도 잘 생각해 봐야합니다.
예를 들어, 보스턴의 명문 Junior Eagles만 해도, 년도생 별로 3팀을 운영합니다. 만약 이런 팀을 희망할 때도 처음부터 Elite팀에 지원을 할 것인지, 다른 팀에서 경험을 하고, 도전을 할 것인지, 아님 같은 팀의 Elite팀 아닌 밑의 팀에서 1년하고, 올라가는 루트를 택할 것인지 여러 옵션이 있는데 잘 찾아보고 선택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이스타임즈 신명근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