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인터뷰②] 前 U18 오현호 감독 "아이스하키 수요, 계속해서 늘어날 것…지금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봐주길"
세계선수권 에스토니아전, 잊지 못하는 명경기로 꼽아
오 감독 "선수들 기량 위해 대회 증설 필요"…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 요청
정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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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4 15:48 | 최종 수정 2024.04.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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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타임즈=정예원 기자] "국내 아이스하키 환경은 계속해서 나아질 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오현호 前 남자 아이스하키 U-18 감독이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낙관했다.
오 감독은 U-18 감독을 맡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로 에스토니아와의 경기를 꼽았다. "청소년 세계선수권에 참가했을 때였다. 당시 영국과의 대결에서 패배하고, 에스토니아와 맞붙은 상황이었다. 레귤러타임에 승리하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경기의 내용이 정말 좋지 않았다. 골리를 제외하곤 모든 선수가 부진했다. 결국 실점을 했고, 3피리어드가 3분 남은 시점까지 1:0으로 지고 있었다"며 위기에 봉착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이때 기적적으로 한 골이 들어갔다. 이건 기회다 싶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격에 전념하기 위해 골리를 빼고 포워드만 다섯 명을 투입하는 전략을 실행했다. 결국 이 전술이 통해 경기 종료 10초 전 한 골을 더 넣어 역전승을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때의 짜릿함을 아직까지 잊지 못한다. 지도자로써 이런 경기는 정말 있기 어렵다. 이와 같은 일을 계기로 선수와 지도자 모두가 크게 성장한다"라고 말하며 짜릿한 역전승 경기를 회상했다.
그는 U-18 선수들에게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링크장 안과 밖의 태도가 모두 좋아야 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장을 위한 노력과 희생은 늘 필요하다. 청소년 선수들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운동에 몰두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는 항상 밝다고 생각한다"라며 애정어린 조언과 격려를 보냈다.
또한 오 감독은 최근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상승한 것을 느끼고 있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현재 지도 중인 바우어 블루베어스 팀만 봐도 이전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났다. 특히 6~8세 인원이 굉장히 많다.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아이스하키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 본다"라며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전했다.
국내 아이스하키계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묻자 그는 "프로 팀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팀, 대학 팀, 실업 팀의 수가 모두 늘어나야 한다. 팀이 부족하다 보니 선수들이 강제로 은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자리 창출이 되지 않고 있다. 협회 등 아이스하키계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답변했다.
오 감독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을 향한 조언도 건넸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프로 선수가 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실력과 태도를 모두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여느 스포츠와 같이 아이스하키 역시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늦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이를 갖춰놔야 한다"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국내에는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경기의 수가 너무나 적다. 이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1년에 최소 50경기 정도는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습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대회에 나가서 실력을 뽐내기 위해서다.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대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오 감독은 아이스하키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지금처럼 아이스하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 국내 아이스하키의 환경은 계속해서 나아질 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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