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대회 '전국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동중학교 아이스하키부.
올해 3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중동중학교 김현수 감독이 부임 후 짧은 시간에 팀을 정상에 올려 놓았다.
최근 몇 년간 각종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중동중.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면서 2025년 파란을 예고했다. 이번에 부임한 김현수 감독은 코치시절부터 선수들과 함께해 선수 개개인 특장점들을 살려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오랜 경험과 묵직한 철학을 갖고 있는 김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중동중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국 아이스하키에 대한 소신까지 들어봤다.
올 해 첫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중동중학교 김현수 감독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중동중은 내 출발점… 은퇴 후 모교에서 지도자의 길로”
김현수 감독은 207년 하이원에 입단, 군생활을 상무에서 보내고 제대 후 하이원으로 복귀를 준비중이였으나 끝내 무산됐다. 2014년 당시 안양한라 우여곡절 끝에 복귀하고 이후 2019년 카자흐스탄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지막을 은퇴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본인은 결코 뛰어난 선수로가 아니였다"고 평가했다. “중동중학교는 2021년부터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고 올 해 3월부터 팀을 이끌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쩌면 선수들의 면면을 가장 잘 아는 준비된 지도자였던것이다.
과거를 회상하며 코치로 부임될 당시 중동중학교 선수들의 기량을 묻는 질문에는 "학업과 병행하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체력적으로 조금 미흡한 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체력훈련부터 시작했고 기본적인 마인드 강화 훈련도 병행하면서 조직력을 다듬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중동중의 이번 대회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모든 팀들과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지만, 경우의 수 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 지은 점이 가장 보람 있었다"며 "아직 진학이 결정되지 않은 3학년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재평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대회 전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김 감독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우승보다 더 값진 건 선수들의 변화였다. 특히 근명중, 분당중과의 경기에서는 별다른 지시 없이도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읽고 풀어나갔다. 이전에는 벤치에서 계속 지시를 줘야 했던 부분인데, 이제는 자신감이 붙은것 같다"며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팀 전체가 도약한 터닝포인트였다”고 선수들의 성장을 칭찬했다.
■ “우리만의 경기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집중”
우승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현수 감독은 ‘우리 팀에 맞는 전술’과 ‘멘탈 관리’를 핵심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작년 8월부터 대회를 준비해왔다.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중요한 건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스타일을 찾는 것이었다"며 "경기력 못지않게 멘탈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한 방향으로 팀을 이끌었다” 소회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경희중과의 맞대결’을 가장 명경기로 뽑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팀이었고, 경기 중 3학년 골리 강태환 선수의 장비 문제로 실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긴 경기였다"며 "무엇보다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팀을 꺾은 것이 의미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학교 경기에서는 특정선수가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면 경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개인의 실력보다는 조직력을 앞세워 경기를 이겨야하는 팀으로 전술, 전략을 기본으로 하는 선수들을 선호하는 편이다"라며 "개인의 실력차이를 극복하는데는 전술과 전략이 중요하다"라며 현재 팀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짧게 설명했다.
훈련의 핵심, 선수에게 필요한 자질에 대해서 김 감독은 단호하게 ‘태도’와 ‘성실함’을 꼽았다. 김 감독은 “모든 결과는 훈련 태도에서 나온다. 재능이 부족하다고 해도 성실함과 꾸준함이 있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며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선수에게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 “우수 선발과 발굴에 힘쏟아… 초등 선수들 지속적으로 관찰”
최근 우승이후 초등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김 감독의 눈에도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예비 중동중 선수들의 선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초등 선수들 대회를 많이 찾아 간다는 김 감독은 선수 선발에 대해 "기본기를 많이 본다. 피지컬보다는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법과 퍽을 잡는 것보다 퍽을 향해 스케이팅할때 까지의 과정을 보고 선수를 냉정하게 평가한다"라며 "피지컬과 스케이팅은 연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게임을 읽는 눈은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고 최근 초등 선수 선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또한 "게임 능력, 훈련과 게임을 대하는 태도 등은 선수로서 기본적으로 엘리트라면 갖추어야할 개인 능력이라 생각한다"라며 중동중학교에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 “도깨비팀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지속가능한 성장 만들겠다”
2025년 목표를 이미 우승으로 이룬 김현수 감독은 “첫 대회 우승이 중동중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팀이 아니라는 걸 각인 시켜주는 계가가 될 것"이라며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인정받는 선수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2학년 위주로 팀을 재편해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도 제시헸다.
끝으로 한국 아이스하키의 과제와 미래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중고등학교 팀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지도자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점점 사라지고 있는 ‘희생’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며 "진짜 강한 팀은 개인의 능력보다 서로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들이 모일 때 만들어진다”며 ‘지도자의 책임’과 ‘희생의 가치’를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중동중학교 아이스하키부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김현수 감독과 함께 ‘명문’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모범’이 되는 팀으로, 그리고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이끄는 구심점으로 성장할 날이 기대된다.
공동취재 신명근/이준섭/김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