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타임즈=정예원 기자] "아이스하키는 나에게 '배터리'다. 내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를 통솔하는 듬직한 주장, 이윤석 선수가 아이스타임즈와 만났다.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4학년 이윤석 선수는 광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가 7살이던 무렵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친형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발을 들였다. 이 선수는 2021 남자 U20 세계선수권대회 출전해 2위 승격에 이바지했고,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에도 세계선수권에 출전했으며 U리그 통합우승과 팀 내 최다 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21년 고려대에 입학한 그는 "먼저 입학한 친형 덕분에 팀 분위기에 대해 저 자세히 알고 있었다. 팀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가족같이 화목한 분위기다. 그 점이 정말 좋았다"며 학교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 교내에 숙소가 딸린 아이스링크장이 있고, 아이스하키부 전용 웨이트장도 존재해 편리한 점이 많다. 학업에 있어서도 운동시간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다들 양해를 해주셔서 오전에 운동부끼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전반적인 환경이 참 좋은 곳"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 선수는 "학교의 명성에 걸맞는 선수가 되고자 실력을 열심히 향상시켰다. 인격과 태도 또한 항상 신경쓰며 생활했다. 학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며 입학을 위한 과정도 덧붙였다.
현재 그는 팀에서 라이트 윙(RW)을 맡고 있다. 이름 그대로 오른쪽에 자리하는 공격수로, 상대 팀의 수비를 뚫고 골망을 가르기 위해 에너지있게 전진한다. 더불어 이 선수는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자리지만, 잘 따라와주는 팀원들 덕에 근심걱정 없이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아이스하키를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가지만 고르기엔 너무 어려워 두 가지를 고르겠다. 첫 번째는 2022년 정기 고연전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다. 두 학교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인 만큼 선수들의 승부욕과 열기가 치열하다. 경기에 열심히 임해서 승리한 것이 매우 기쁘고 짜릿했다"고 답했다.
이어 "두 번째는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어 시합을 뛰었던 순간이다. 나라를 대표해 국제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이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일이 실현됐다는 생각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고 회상했다.
반면 운동을 하며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으로 "아이스하키가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를 꼽은 이 선수는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잘 극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하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평생의 숙제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종목 중 아이스하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다른 운동들도 다 좋아했지만 유독 재미있던 스포츠는 아이스하키였다. 어느 정도 재능을 가졌다고 느끼기도 했다"며 "가장 큰 매력은 경기의 템포가 빠르고, 몸싸움이 허용되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아이스링크장에서 진행하는 실내스포츠이기 때문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선수는 자신에게 있어 아이스하키는 '배터리'라고 비유했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내가 하루를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고, 나는 아이스하키를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선수는 운동을 함께하는 팀원들에 대해 "동료들은 항상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고,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준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말을 아끼지 않고 힘들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후배들 역시 우리의 말을 잘 따라주고 존중해준다. 모두가 내게 자랑스러운 동료이자 선배이자 후배"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도자들을 향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나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주는 분들이다. 내가 잘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다. 덕분에 내 자존감이 많이 상승한다. 반면 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좋은 조언과 함께 내 멘탈을 다독여 주신다. 운동 외적으로는 편한 형처럼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잘 챙겨주신다. 이분들로 인해 대학 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우리에게 있어 정말 큰 자랑거리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이 선수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국내 아이스하키 환경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우선 프로 팀이 무조건적으로 더 생겨나야 한다. 유소년들과 아마추어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뜨거워지고 있지만, 종목 자체가 국내에서 큰 비전이 없다 보니 다들 취미로만 즐기는 경우가 많다. 어떤 종목이든 엘리트 층이 두터워져야 대중적인 관심도 더 상승할 수 있다. 때문에 프로 팀, 대학 팀, 고교 팀, 중학 팀 등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스링크장이 많이 존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링크장의 수가 너무나도 적어 운동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꼭 사설 링크장이 아니더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설립하는 링크장, 팀 등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선수는 자신의 뚜렷한 목표도 갖고 있었다. 그는 "올해는 고려대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정기전을 꼭 승리하고 싶다. 그리고 U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등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큰 바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을 잘 마친 뒤 프로 팀에 입단하기를 원한다. 한편 장기적인 목표는 프로 팀에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다가 은퇴 후 지도자로 활약하는 것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 더불어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쯤은 해외 리그에 진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너무 잘 선택했다. 너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재밌을 것이다. 한국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되 자만은 하지 마라. 항상 겸손하게 생활해야 한다. 또, 운동을 하다 보면 많이 힘들고 때로는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니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길 바란다.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끓어오르는 감정도 느끼고, 몸으로 대화하며 재밌게 선수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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